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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18 WED
 
장근석 Feat 효자동- 한국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공간

Jang Keun Suk Feat .Hyojadong

인왕산 자락에 자리 잡은 효자동은 좁은 골목골목 하나하나마다 이야기와 추억이 담겨 있는 곳이다. 예쁜 집인가 싶어 가보면 책을 읽을 수 있는 카페가 있고 또 몇 걸음만 가면 작은 미술관이 사람의 발걸음을 이끈다. 앳스타일의 첫 번째 스타 장근석이 한국의 근현대사를 간직한 곳, 느림의 미학이 느껴지는 동네 효자동으로 여러분을 안내한다.




시원한 눈망울, 오똑한 콧날, 미소년의 웃음을 가득 지닌 서구형 꽃미남의 대명사인 장근석이 선택한 동네는 바로 효자동이다. 높은 빌딩이 운집해 있지 않으며 대형 쇼핑몰이 자리 잡지도 않는, 잘 정비되어 있지 않는 이곳을 그가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하지만 그건 장근석 그리고 효자동에 대해 잘 몰라서 하는 섣부른 판단이다. 골목골목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이곳을 돌아본다면 예술혼이 곳곳에 살아 있는 효자동을 그가 걷고 싶어하는 이유가 있음을 곧 알 수 있다. “효자동은 화려함은 없지만 그 나름의 재미를 가득 담고 있는 곳이에요. 시간을 내 걸어다니는 것만으로도 여유를 주거든요. 빠르게 변화하는 강남에 비해 화려하지도 않고 놀거리도 많지 않은 곳이지만 강북, 특히 효자동은 친근함과 함께 생각을 되돌아보게 하는 여유로움을 주는 장소인 것 같아요. 오래된 가게, 낙서로 가득한 담벼락, 전봇대에 늘어진 전선줄, 골목골목을 장식한 간판… 한 달에 한두 번, 때로는 몇 달에 한 번이라도 가끔 들러 산책을 하거나 드라이브를 하는데 머리가 복잡할 때 이곳에 오면 어느새 마음에 여유가 생기는 것 같아요.” 한국을 넘어 세계 무대를 활동하는 그에게 ‘우리다움’을 대표할 수 있는 동네 효자동은 그야말로 절묘한 매치가 아닐 수 없다. 천상 배우, 천상 엔터테이너의 끼를 지닌 장근석에게 예술에 대한기운을 내뿜는 효자동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효자동은 이름난 예술가들이 살았던 집들이 있다. ‘소 그림’으로 유명한 화가 이중섭이 살면서 작품 활동을 했던 집, 동양화가 이상범의 집, 천재 시인 이상이 살았던 본가, <세기말블루스> 작품을 쓴 신현림 시인의 집도 있는 것을 보면, 지금 효자동 거리를 대표하는 미술관, 이야기가 있는 카페들이 하루아침에 생긴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예술적 감성을 지닌 당대의 예술가들이 모여 살던 기운이 지금까지도 남아 있는 듯하다.

재미있는 건, 요즘 트렌드에 민감한 이들에게 효자동을 비롯한 서촌 일대가 가장 핫한 동네로 손꼽히고 있다는 사실이다. 예나 지금이나 예술과 문학을 사랑하는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옥을 개조한 카페와 고급 레스토랑, 갤러리들이 하나둘 문을 열며 감각 있는 사람이 모여드는 동네로 변모하고 있다. 효자동 일대의 골목을 걷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실타래처럼 엉켜 있는 골목과 골목 사이에서 원하는 곳을 찾아가기란 웬만큼 길눈이 밝지 않으면 길을 잃는 건 시간문제다. 그래도 이곳의 골목은 정겹다. 지도보다는 사람에게 묻는 편이 한결 수월한 효자동의 골목길을 걷다 보면 어릴 적 살던 동네가 자연스레 떠오른다.

사실, 효자동 일대는 청와대 주변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거주민 외의 외부인은 드나드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경복궁역으로 나와 효자동 일대를 걸어다니는 길은 이곳을 처음 찾는 이들에게 낯선 풍경을 선사한다. 이곳이 서울인가 싶을 정도로 고층 건물은 온데간데없고, 정겨운 한옥부터 새롭게 자리한 공간들이 고즈넉한 정취를 더한다. 1990년대 말 건축 규제 완화로 빌라와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변모하기 시작했다. 올해 3월 서울시가 경복궁 서측 청운·효자·통의동 일대 58만2,297m2에 대한 한옥 보존 대책을 발표하자 서운해하는 마을 주민들도 있지만, 덕분에 지금의 모습을 유지하게 되었다.

단지 몇 분만 벗어나도 고층 건물과 자동차의 매연이 가득한 도심의 중심이지만, 그 가장자리에 자리 잡은 효자동은 어릴 적 골목놀이에 익숙한 세대뿐만 아니라 아날로그 감성을 동경하는 이들에게도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닌 운치 있는 동네다. 과거와 현재가 미묘하게 공존하고 있는 이곳은 낡음과 새것의 조화가 어떤 모양새여야 하는지 우리에게 모범답안을 보여주는 듯하다. 영화 <효자동 이발사>로 익숙한 효자동엔 정작 이발소가 없다. 하지만 효자동엔 우리가 미처 놓친 여유로운 일상이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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