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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23 FRI
 
요리하는 남자가 대세, 부엌을 점령한 남자 ★는?

‘금남의 구역’이라 여겨졌던 요리 프로그램에 남자 연예인들이 앞치마를 두르고 부엌에서 요리하며 연신 ‘하하호호’ 수다를 떤다. 이제 요리하는 남자가 인정을 받는 시대가 온 것이다. 요리 프로그램의 방식도 진화했다. 과거 아침 방송에서만 볼 수 있던 곱디 고운 한복 차림의 요리 전문가가 알려주는 정통 요리 레시피 소개는 구시대적 발상이 된 지 오래. 요즘엔 요리 초보자도 방송을 보며 바로 부엌으로 달려가 따라 할 수 있을 정도의 쉬운 레시피, 요리 실력과 예능감을 갖춘 남자 연예인 출연 등 다양한 포맷 프로그램이 줄을 잇고 있으니 말이다. 넘쳐 나는 요리 프로그램 속 요리하는 남자 연예인의 원조부터 최근 대세까지 정리해봤다.

tvN <삼시세끼> 캡처
올리브TV <오늘 뭐 먹지?> 캡처
올리브TV <정재형의 프랑스 가정식> 캡처
올리브TV <올리브쇼 2014> 캡처


요리하는 남자 연예인의 레전드 ‘챔기름 두뱅울’
이정섭 (1946년 6월 10일 배우)
탤런트이자 50년 요리 인생을 살아온 이정섭. 1995년 KBS 2TV<이정섭의 요리쇼>라는 요리 프로그램으로 데뷔한 그는 요리하는 남자 연예인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다. 어릴 적부터 어머니를 따라 부엌일을 많이 도왔다는 이정섭은 특유의 하늘하늘 거리는 몸짓과 말투로 누구도 범하지 못할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해 왔다. 한양대 연극영화과 출신인 그는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드는 명품 감초 배우로도 활동함과 동시에 요리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실력으로 각종 요리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의 존재감을 여실히 드러냈다. 따로 요리를 배운 게 아니라 독학으로 요리를 배운 뒤 한식당 운영, 김치공장 CEO, 요리책을 출간하며 요리 잘 하는 레전드 연예인으로 손꼽힌다.
/ 한마디 / 며느리에게 요리해 준다는 이정섭. 모든 며느리들의 워너비가 아닐까.


알고 보니 준비된 요리사
박수홍 (1970년 10월 27일 개그맨)
2002년부터 현재까지 방송되며 장수 요리 프로그램으로 손꼽히는 EBS <최고의 요리 비결>. 여자 진행자만을 고수하던 제작진은 과감하게 개그맨 박수홍을 주방에 세우며 놀라움을 선사했다. 당시 많은 시청자들은 주부들과 초보 요리사들의 바이블로 통하던 <최고의 요리 비결>이 자칫 예능으로 변질될까 걱정했지만, 그 걱정도 잠시 박수홍은 프로그램의 본질인 요리의 목적을 잊지 않고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4년 동안 착실히 주방을 지켰다. 특히 평소 요리에 관심이 많아 한식 조리사 자격증과 요리 관련 서적까지 쓴 박수홍은 유머와 센스 있는 개그로 자칫 지루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활기를 불어넣어 큰 호평을 받았다. 이후 채널A <먹방쇼 맛의 전설>, FOOD TV <박수홍의 푸드매거진 잇>, SBS <대결! 스타셰프> 등 다양한 요리 프로그램에도 출연해 명실상부한 ‘요리 잘 하는 개그맨’ 타이틀을 얻었다.
/ 한마디 / 본인의 이름을 새긴 개인 칼도 소장 중인 박수홍. 대단하다.


요리 자격증 다량 보유자
김호진 (1970년 5월 5일 배우)
한식, 일식, 중식, 양식, 복어 자격증과 이탈리아 쿠킹 마스터 과정까지 이수한 배우 김호진. 바쁜 스케줄에도 몇 년 동안 틈틈이 실력을 쌓은 방송계의 진정한 요리 고수로 통한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프로그램인 MBC 에브리원 <김호진의 쿡&톡> 진행 이후 각종 프로그램에서 요리와 진행을 완벽하게 소화해 ‘요리 잘 하는 방송인’ 임을 입증했다. 더욱이 남산 소월길에 위치한 레스토랑 ‘샤야99’를 운영하며 자신의 레시피를 담은 요리 책 발간 등 쿠킹 분야에서 꾸준히 활동하며 자신만의 입지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 최근 종영한 tvN <삼시세끼>에서 특급 먹방으로 ‘텃밭 브레이커’라는 별명을 얻은 부인이자 배우 김지호 역시 올리브TV <올리브쇼 2015> 진행자로 발탁돼 국내 요리 방송계는 두 부부가 없으면 안 될 지경.
/ 한마디 / 이 집 딸 참 부럽네.


음악 요정 아니 요리 요정으로 불러주세요
정재형 (1970년 1월 12일 가수 겸 작곡가)
요즘 유행하는 요리 프로그램은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레시피나 한식에만 초점을 맞추진 않았다. 올리브TV <정재형의 프랑스 가정식>과 같은 이국적 요리 프로그램도 등장했다. 정재형은 프랑스 유학시절 몸소 터득한 요리 내공을 바탕으로 가정에서도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프랑스 가정식 레시피를 공개했다. 그러나 요리 과정 속 정재형의 모습은 독특하다 못해 웃음을 유발했다. 요리하다 말고 갑자기 피아노를 치며 “아름답게 익어라” 고 노래를 부르거나 쉬지 않고 혼잣말로 수다를 떤다. 생각보다 요리가 잘 안되면 짜증을 부리거나, 쉬고 있는 스태프들에게 윽박지르며 요리하라며 부추긴다. 완성된 요리에 자신감이 넘치는 뻔뻔한 태도는 더 기가 막힌다. 솔직담백한 요리사 정재형의 모습은 신선한 충격과 동시에 웃기기까지 하다.
/ 한마디 / 이 프로그램을 보고 나면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것 같은 기분.


요란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요리 예능돌
ZE:A 광희 (1988년 8월 25일 가수)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한결 같은 하이톤의 예능돌 ZE:A의 광희. 지상파, 케이블 예능을 섭렵하며 종횡 무진 활약 중인 그는 올리브TV <올리브쇼 2014> MC를 맡으며 요리 프로그램에 아이돌 MC의 포문을 열었다. 또 <마스터 셰프 코리아 1> 준우승자 박준우와 푸드 가이드 프로그램 <마트를 헤매는 당신을 위한 안내서> (이하 마트당)에서 환상의 ‘남남 케미’를 보여주며 최강 호흡을 자랑해 큰 사랑을 받았다. 평소에도 마트나 편의점에서 구입한 식품들을 자신의 입맛대로 요리해 먹는다는 광희는 물 만난 고기마냥 요리 실력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 타고난 예능감과 재치 있는 입담 그리고 자신을 낮추며 웃길 줄 아는 그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미래의 유재석, 신동엽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광희 잘해도 너무 잘한다.
/ 한마디 / 광희-박준우 이 조합 이제 어디서 보죠?


함께 먹는 밥 한 끼의 소중함을 일깨워준 tvN <삼시세끼>
이서진 (1971년 1월 30일 배우), 2PM 옥택연 (1988년 12월 27일 가수)
진정한 웰빙은 강원도 정선 옥순봉에 있었다. 알록달록한 주방용품과 고품격 주방 대신 직접 재배한 채소, 동물들에게서 얻은 신선한 재료들만이 수북했다. 그리고 그 곳에 시골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배우 이서진과 가수 옥택연이 유배됐다. 쉬어가는 힐링 프로그램인 줄 알고 왔다는 이서진은 손수 밥을 지어 먹으라는 PD의 황당한 미션에 “이 프로는 망할거야”라고 외쳤으나 첫 회부터 대박을 터트렸다. 밭에서 갓 뜯은 야채와 고추장으로 막 차린 첫 끼를 시작으로 파전, 가지 볶음, 제육 볶음, 김장 등 점차 업그레이드된 요리를 완성해갔다. 두 남자는 매주 타의로 찾아오는 게스트들을 위해 완벽한 상차림으로 보는 이들을 감동시키기도 했다. 또 tvN <삼시세끼>는 예능의 본질인 웃음도 잃지 않았다. 왠지 모르게 아줌마 같은 이서진과 허당이지만 믿음직한 옥택연을 주축으로 강아지 밍키, 염소 잭슨 그리고 매주 찾아오는 특급 게스트들이 만들어내는 소소한 에피소드는 방송 내내 시청자들의 광대를 승천하게 만들었다. 아침에 커피를 꼭 마셔야 하는 게스트의 성향까지 고려해 맷돌에 직접 원두를 갈아 ‘맷돌리카노’를 대접하고 염소 젖으로 리코타치즈를 만들어내는 기상천외한 요리 레시피는 놀라움과 큰 웃음을 선사했다. <삼시세끼>는 특별한 장치, 요리 전문가, MC 없이 10주 연속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는 쾌거를 이루며 가을 시즌을 마무리했다.
/ 한마디 / 이 둘의 활약은 눈부셨다.


19금 토크와 요리가 만난다면?
신동엽 (1971년 2월 17일 개그맨), 성시경 (1979년 4월 17일 가수)
365일 누구나 하는 고민 ‘오늘 뭐 먹지?’ 수많은 먹거리 속에서 하루의 끼니를 걱정하는 자들의 고민을 말끔히 해결해주는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바로 올리브TV <오늘 뭐 먹지?>. 새우를 구울 때 프라이팬에 호일을 까는지도 몰랐던 요리 ‘쌩’초보 신동엽과 요리를 좀 할 줄 안다는 성시경이 유명 셰프에게 요리를 배운 후 본인들이 직접 만들어 시청자들에게 보여준다. 계량컵이나 전문 요리 용어 따위는 필요 없다. 평범한 자취생이나 요리 초보자들을 대상으로 누구나 집에서 만들 수 있는 보급형 레시피만 있을 뿐. 외식이 아닌 집밥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싶다는 기획 의도에 걸맞게 이 프로그램에는 우리 식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김밥, 떡볶이, 두부조림 등이 등장한다. 그리고 이를 요리할 셰프들이 등장한다. 완벽하진 않지만 정성이 느껴지는 두 MC들의 요리를 보면 ‘내가 더 잘 할 수 있겠다’는 의지가 샘솟는다. JTBC <마녀사냥>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는 신동엽과 성시경의 수려한 입담과 가끔 튀어나오는 19금 토크는 프로그램의 양념 같은 역할을 충실히 해내며 재미까지 잡는다. 이보다 마음 편히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요리 프로그램이 있을까.
/ 한마디 / 솔직히 요리는 진짜 못한다.




에디터 김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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