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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1 TUE
 
이엘 “레드, 인생색으로 만들고 싶다” (화보+인터뷰)

이보다 매혹적인 삼신할매가 있을까. 이엘이 영화 ‘내부자들’에 이어 tvN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로 대표작을 다시 썼다. 레드 립에 새빨간 슈트를 입으니 걸크러시의 정석이 따로 없다. 물론 레드 립을 바르지 않아도, 매혹적이고 섹시한 건 마찬가지.

Q ‘도깨비’가 종영해 아쉬움이 클 것 같다.
▲ 지금 심심해 죽겠어요. 볼 것도 없고, 할 것도 없고 멍한 상태예요. 출연 분량이 많지 않아 시청자의 입장이 더 큰 것 같아요. 주말을 기다리면서 정말 열심히 봤는데 갑자기 볼 게 없어진 거죠. 길을 가다 ‘도깨비’ OST만 나와도 돌아보게 돼요. 참 좋은데 아쉽고 쓸쓸한 그런 느낌이랄까. 쓸쓸하고 찬란하단 그 느낌이 뭔지 알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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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도깨비’에 출연하게 된 계기가 따로 있었나.
▲ 그냥 재미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 하나였죠. 워낙 김은숙 작가의 작품을 해보고 싶었고, 이응복 감독과도 같이 해보고 싶었어요. 판타지 장르에 대한 매력도 컸고요. 할머니 분장의 호기심도 자극되더라고요. 감독이 불러주자마자 이미 ‘오케이’의 답을 가지고 갔어요. ‘꼭 하고 싶어요’라고 매달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어요.

Q 그렇게 출연하고 싶던 ‘도깨비’였지만 노파 분장은 힘들었을 것 같다.
▲ 이젠 솔직히 말할 수 있는데 저보다 분장팀이 더 힘들었을 거에요. 아무래도 몸이 재산이다 보니 조금이라도 자극이 가거나 아프면 예민하게 굴었던 것 같아요. 조심스럽게 작업하느라고 너무 힘들었을 거예요. 거기에 항상 작업 공간이 열악했거든요. 잠깐 못 먹고, 화장실 못 가고 이런 건 사실 경험이었죠. 분장했을 때 얼굴 표정과 근육 움직임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부터 신체적, 정신적으로 노인 역할을 해야 하니 공부를 되게 많이 했었어요.

Q ‘도깨비’에서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 사채업자한테 끌려가던 은탁이를 구하러 오는 도깨비와 저승사자의 모습이죠. 초반부에 나왔는데 이미지가 각인돼 있잖아요. 도깨비 말투도 굉장히 기억에 많이 남아요. 친언니조차도 저한테 그 말투로 문자를 할 정도였으니까요. 제 대사 중에는 ‘더 빛나는 스승일 순 없었니’와 ‘아가’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시청자들이 두 가지를 가장 많이 좋아해준 것 같기도 하고요.

Q ‘도깨비’ 이후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봐 주지 않나.
▲ 예전엔 긴가민가하거나 조용히 ‘이엘이다’ 하는 정도였는데 이제는 당연하게 와서 표현을 하더라고요. 사진이나 사인 요청도 많이 하고요. 저는 다른 배우들이 평상시 모습을 하고 있으면 잘 못 알아보는데 어떻게 절 알아보는지 아직도 너무 신기해요. 매장이나 카페를 가면 노래를 ‘도깨비’ OST로 바꿔주기도 하더라고요. 그저 신기함 투성이에요. 어딜 가든 뭘 하든….

Q 온라인에서도 큰 화제였다.
▲ 기사의 댓글을 안 챙겨보는 편이에요. 가끔 보긴 하는데 어떻게 보면 다양한 사람들이 의견을 표현하잖아요. 상처받은 기억이 있어서 주변에서 ‘좋은 댓글이 있었다’고 알려줘요. 제 SNS 계정의 댓글만 봐요. 이번 드라마만큼 칭찬을 많이 들어본 적이 없어 얼떨떨해요. 스스로 잘했다는 생각을 안 하거든요. ‘조금만 더 잘했으면 좋았을 텐데’ 싶은 장면이 있고, 보기 민망한 회차가 있어요. 재방송에서 연기를 너무 못하는 게 보이면 빨리 돌리기를 해요. 좋은 연기자들 사이에서 제가 못 하는 걸 못 보겠더라고요.

Q 공유, 이동욱, 육성재 등 내로라하는 미남 배우들과 함께했다.
▲ 이렇게 재미있고 착한 사람들이 모여서 촬영할 수 있나 싶었어요. 배우들도 스태프들도 모난 사람이 한 명도 없었죠. 공유 선배님은 정말 자상하게 챙겨줬어요. 간식도 챙겨주고, 부드럽게 인도해 편안하게 촬영을 했어요. (이)동욱 오빠는 다정하고 착한 사람이에요. 세 번째 호흡이라 더 편안하게 했어요. (육)성재는 방글방글 웃고, 열심히 하고 또 잘해요. 사실 저는 그 친구 스케줄처럼 살라고 하면 못 살 것 같아요. 그런데 힘든 티를 하나도 안 내요.

Q 가장 많이 호흡을 맞춘 김고은, 동갑내기 유인나는 남다른 의미일 것 같다.
▲ 고은이는 정말 사랑스러운 강아지 같아요. 스킨십과 애교는 같은 여자가 봐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사르르 녹아요. 뭘 꼽을 게 없이 다 좋았어요. (유)인나는 정말 착해요. 동성이고 동갑이지만 다가가기 어색했는데 먼저 손 내밀어주고 연락도 해줬어요. 인나는 좋은 친구예요. ‘이번 작품에서 사람을 하나 얻었다’ 정도로요. 또 다른 동갑 친구 (김)기두도 정말 좋았어요.

Q 김은숙 작가와의 호흡은 어땠나.
▲ 대본이 정말 재미있는 거예요. 대본 자체가 만화책 읽듯 술술 읽혀요. 그냥 그대로만 읽으면 말맛이 나요. 거기에 배우들이 연기를 하고 이응복 감독이 하모니를 맞춰주는 거죠. 김 작가의 독특한 대본을 감독이 어떻게 표현하지 싶을 때가 있어요. 오글거릴 것 같은 것도, 과하다 싶은 것도 배우들이 연기를 하면 매력적으로 보이고요. 되게 특이한 힘이 있는 것 같아요.

Q ‘도깨비’가 이엘의 인생작이라는 반응이 많다.
▲ 인생작이라 거창하게 얘기하고 싶지는 않아요. 지금까지 했던 작품들에게도 미안하고, 다가올 작품들한테도 미안한 말이니까요. ‘내부자들’이 저를 알린 작품이라면 ‘도깨비’는 한 단계 성장시켜준 작품이에요. 해보지 못했던 연기를 접하게 해줬고 다듬어줬죠.

Q ‘빨간색’은 이엘의 인생색이 됐다고 생각하나.
▲ 빨간색을 인생색으로 만들고 싶은 생각은 있어요. ‘도깨비’에서 항상 빨간색 립스틱을 바르고 나왔는데 평소에도 레드 립을 워낙 즐겨 바르거든요. ‘도깨비’처럼 레드 컬러의 옷을 입지는 못하지만요. 빨간색을 생각했을 때 ‘이엘’을 떠올려주면 정말 감사할 것 같아요.

Q ‘도깨비’ 스페셜 방송에서 내레이션 중 눈물을 보였는데.
▲ 김신과 은탁이의 이야기가 편집된 영상을 보면서 내레이션 하는데 눈물이 막 나더라고요. 도깨비 내외를 생각하면 되게 짠한 것 같아요. 두 사람의 스토리를 생각하면서 계속 울었던 것 같아요. 나중에 삼신할매한테 한마디 하라고 했는데도 울었어요. 메이크업을 되게 예쁘게 하고 갔었는데….

Q 작품을 선택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게 있다면.
▲ ‘스토리가 재미있나’예요. 재미가 1번이고, 2번은 메인 이야기에서 활약을 하느냐죠. 분량보다 캐릭터가 중심에서 활약하는가를 보는 거예요. 그래도 1번이 제일 중요하죠. 영화는 시나리오, 드라마는 시놉시스가 재미있는 게 최고인 것 같아요. 내가 끌려야 재미가 붙고 그래야 흥이 나서 연기를 하니까요.

Q 연애와 결혼에 대한 생각도 궁금하다.
▲ 연애는 언제든 OK죠. 얼마든지 하고 싶고 원하고 있어요. 그런데 결혼 생각은 없어요. ‘아직은’이라고 얘기하기도 좀 그런 게 아예 없다시피 하거든요. 딱 지금이 너무 좋아요. 지금 내 가족, 내 고양이, 내 친구들한테 이만큼 신경 쓰고 책임지면서 사는 게 적당한 것 같아 일을 크게 벌이고 싶지 않아요. 아직 임자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란 말은 절대 아닌 것 같아요.

Q 미모와 몸매 관리 비법이 있다면.
▲ 다 똑같아요. 좋다는 화장품 써보고 찾아보고, 물 많이 마시고요. 좀 많이 먹은 날은 운동하고요. 진짜 딱 그거예요. 특별하게 하는 것은 없어요. 운동은 요즘 들어 열심히 하게 되긴 했어요. MBC ‘황금어장 라디오스타’에서 선보였던 폴댄스는 작품 때문에 잠깐 하고 안 하고요. 사실 워낙 먹고 자는 걸 좋아해요. 특히 태국 음식이요. 유럽을 가서도 태국 음식을 찾을 정도예요.

Q 예능프로그램 출연은 어떤가.
▲ 긴장이 많이 돼 항상 너무 힘들어요.. 최근에 ‘립스틱 프린스’에 출연했는데 오히려 아이돌들이 더 긴장하더라고요. 다른 예능프로그램처럼 긴장하지 않고 아이돌 출연자들의 긴장을 풀어줬어요. 놀다 온 것 같은 기분이었죠. 아이돌들이 메이크업을 해줬는데 잘 나왔어요.

Q 배우 진경과 닮았다는 이야기가 많다.
▲ 알고 있어요. 요즘 이미지는 조금 달라졌는데 옛날 사진을 보면 선배와 친자매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닮았어요. 솔직하게 진경 선배가 기분 나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요.

Q 이엘에게 2016년은 어떤 해였나.
▲ 항상 똑같았던 것 같아요. 영화 ‘내부자들’의 반응을 보면서 MBC 드라마 ‘몬스터’에 출연했어요. 작품 미팅도 다니고요. 꾸준히 작품을 해 크게 달라진 게 없는 것 같아요. 작품 하나에 일희일비하는 스타일이 아니거든요.

Q 2017년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 ‘내부자들’에 이어서 ‘도깨비’로 많은 관심을 받았어요. 대중에게 실망을 시키지 않는 게 목표예요. ‘역시 이엘은 실망시키지 않아’라는 생각이 들게요. ‘‘도깨비’만 잘했네’라고 생각하면 안되잖아요. 어떤 작품에서 주인공을 해보겠다거나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포부는 없어요. 실망시키지 않는 게 언제나 제 목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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