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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27 TUE
 
[앳피플] 아르마니의 선택을 받은 디자이너, 권문수

[앳스타일 박승현 기자]

데뷔부터 현재까지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며 대세 브랜드 반열에 선 디자이너 브랜드가 있다. 디자이너 권문수가 전개하는 브랜드 문수권(MUNSOO KWON)은 실용성을 기반으로 누구나 입을 수 있는 옷을 제작하는 남성복 브랜드다. 2017년에는 아르마니의 후원을 받아 밀란 남성복 패션위크에서 컬렉션을 선보여 해외 각국의 패션 관계자들에게 눈도장을 찍고 있다. 성공적인 10번째 컬렉션 후 대중에게 선 보일 다음 컬렉션을 위해 고군분투 중인 그를 만났다.



사진=문수권 제공

사진=문수권 제공

사진=문수권 제공

사진=문수권 제공


Q 문수권이란 브랜드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달라
▲ 이제 론칭한 지 7년 차가 된 디자이너 레이블이에요. 제 이름을 따서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고 꾸준히 서울 패션 위크에도 참여 중이죠. 브랜드의 성격은 실용성을 기반으로 한 남성복 브랜드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2017년에는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후원으로 밀란 컬렉션에 진출했다. 아르마니 극장에서 쇼를 선보였는데 반응이 어땠나.
▲ 뜨거웠다고 하더라고요. 반응이 좋았던 것 같아요. 서울 패션 위크에도 유럽의 프레스나 바이어들이 오기 때문에 그들에게 컬렉션을 선보일 수 있긴 하지만 이번 작업을 통해서는 이태리 현지 매체들이나 현지 팀과 직접 작업 할 수 있어서 재미있었어요.

Q 이번엔 어떤 것에서 영감을 받았나.
▲ 시작점은 ‘혼족’이었어요. 작년에 우리나라에서 크게 이슈가 됐던 화두였고 저 또한 그 주제에 대해 재미있게 생각을 했었고요. 그래서 콘셉트에 대해 생각을 하면서 이태리에 있는 한국인 친구에게도 물어봤어요. 이 주제에 대해 유럽 사람들이 이해하겠냐고 했더니 우리나라에서는 1인 가구나 개인주의에 대한 것이 새로운 화두인데 반해 유럽의 경우는 예전부터 쭉 고교 졸업하고 독립하는 삶을 사는 터라 거부감이나 특이점은 없을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혼족’에 대해 설명할 때에 편하게 설명할 게 뭐가 있을까 하다가 ‘욜로(YOLO)’랑 접목을 시킨 거예요. ‘혼족’에 대해서 이야기 하면 모를 것 같아서요. 1인 가구나 개인들이 자신의 삶을 발전시키기 위해 시간과 돈을 쓰는 것이 ‘욜로’잖아요. 그래서 영문 타이틀은 ‘욜로’였고 국내 타이틀은 ‘혼족’이었죠. 80년대 개인주의, 90년대 개인주의, 2000년대 개인주의 등에 대해 조사를 해서 그걸 컬렉션에 녹였어요. 여피족이나 보보스족 등에 대해서요. 그런 시대적 흐름에 따라 지금은 욜로족이 나왔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죠.

Q 컬렉션을 선보인 후 후속 반응은 어땠는지.
▲ 해외 매체에서 제 쇼를 보고 흥미 있어 했던 게 밀리터리 룩에 관한 것이었어요. ‘혼족’에 대해 찾는 과정에서 1마일 패션을 조사했거든요. 요즘에는 밖에 잘 안 나가고 핸드폰으로 모든 일을 다 하고 기껏 움직여봐야 1마일 안에서 하잖아요. 우리나라 남자들 같은 경우도 가까운 곳에 돌아 다닐 때는 트레이닝복이나 군복 상의를 입고 다니기도 하고요. 우리나라 남자들은 제대한 후에 군복을 생활복처럼 입는다는 걸 표현하려고 밀리터리 패턴을 썼죠. 인터뷰하면서 그걸 언급했더니 기자 분들이 재미있게 풀어주셨어요. 남북이 대치하는 상황을 재치있게 풀어낸 디자인을 선보였다고 하시면서요.

Q 우리나라 패션의 현주소 혹은 K-패션에 대한 현지 반응을 보고 온 것이나 마찬가지 같다. 앞으로의 K-패션에 대해 어떻게 생각을 했는지.
▲ 이번에 쇼를 하면서도 한국 디자이너가 아르마니의 선택으로 후원을 받아 쇼를 한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어요. 한국에 대해서 좀 더 알리고 싶었기 때문에 모델들도 이태리에 있는 한국 모델들을 불러서 쇼를 세웠죠. 또 한국에서 큰 흐름이었던 이슈를 선보이고 싶었고요. 케이팝이나 한국 음식처럼 외국 패션계에서는 한국이나 서울이란 도시 자체에 대해 서서히 이슈가 되고 있어요. 해외 럭셔리 브랜드도 한국에서 쇼를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패션 한류도 곧 올 거라 생각해요. 그걸 위해 준비를 잘 하고 있어야겠죠. 우리나라에 잘 하는 디자이너들이 정말 많아요. 해외에서도 기존의 브랜드에 대해 지루해하고 새로운 것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제는 서울을 주목해야 하는 시기이지 않을까란 생각이 많이 들었죠. 정욱준 디자이너나 우영미 디자이너처럼 기존의 선배 디자이너 분들이 해외에서 잘 자리잡으셨기 때문에 그 후배들에게도 그 때가 왔으면 좋겠어요.

Q 그래도 예전에 비해 외국 매체에서 한국의 패션에 접근하는 것이 많이 쉬워졌다.
▲ 맞아요. SNS가 잘 되어 있기 때문에 해외에서 쇼를 해도 몇 초 뒤면 볼 수 있잖아요. 한국의 디자이너들 역시 누군가에게 우연히 눈에 띌 수도 있고요. 저 역시 아르마니 쇼에 대한 제안을 SNS DM으로 제안을 받았어요. 이태리 보그의 사라 마이노라는 에디터를 통해 제안을 받았는데 그 분이 하는 일이 보그 탤런트를 통해 신진 디자이너를 발굴하고 소개하는 거거든요. 제가 2, 3년 차쯤에도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고 참가하라고 메일을 줬는데 떨어졌어요. 하하. 그래서 이 분을 알고 있었죠. 그 분께서 제 쇼를 보고 2주 정도 후에 보그 탤런트 계정에 제 쇼 사진을 올린 거에요. 그걸 보고 고맙다고 했더니 해외에서 쇼 할 생각이 있냐고 물어서 당연히 있다고 했죠. 하지만 당신도 알다시피 신인 디자이너가 해외에서 쇼를 할 예산이 있겠느냐고 했더니 자기가 이메일 보냈으니 보라고 해서 봤더니 아르마니의 후원에 대한 내용이더라고요. 이런 프로그램이 있는데 자기가 추천을 해준 수 있고 최종 결정은 아르마니가 할 거다란 내용이었는데 룩북과 이력서를 보내고서도 제가 될 거라곤 꿈에도 생각을 못했어요. 잊고 지냈는데 몇 달 지나서 이메일이 왔길래 봤더니 아르마니가 너를 골랐다란 말이 적혀 있었죠. 그걸 본 순간 소름이 돋았는데 사실 뽑혀서 좋은 것 보다 걱정이 앞서더라고요. 컬렉션을 준비할 시간이 한 달도 안되게 남았으니까요.

Q 굉장히 긴박하게 준비를 했겠다.
▲ 서울 패션 위크는 밀란 쇼, 파리 쇼가 마친 시점에 하잖아요. 해외 컬렉션을 준비하고 있던 시기도 아니니까 급작스럽게 연락을 받아서 4일 만에 디자인을 마치고 3주 동안 옷을 만들어서 들고 갔어요. 저에겐 굉장히 큰 기회였고 또 저 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도 포기할 수 없는 기회기 때문에 미친 듯이 했죠. 제가 보통 쇼를 준비할 때는 두 달 정도에 걸쳐서 준비하거든요. 3주 만에 옷이 다 나올 거라곤 상상도 못했는데 하다 보니 되긴 되더라고요(웃음). 디자인 같은 것들이 생각한대로 잘 나와서 다행이었어요. 그래도 6년 동안 컬렉션을 진행했던 경험이 있었으니까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Q 2018 FW 서울 패션 위크 준비 잘 되어가고 있나.
▲ 지금도 급박하게 준비하고 있어요. 콘셉트가 잘 안 떠올라서 고민을 하다가 좀 늦어졌어요.

Q 이번 컬렉션은 어떤 콘셉트로 꾸며질까.
▲ 제가 하고 싶은 그리고 살고 싶은 삶에 관한 주제예요. 그 전에도 비슷하게 영감을 받았던 방식이 있었어요. ‘여유’에 관한 컬렉션을 했을 때인데 한강에서의 여유를 보여줬죠. 당시에도 내가 가장 하고 싶고 필요한 게 뭔가를 생각해보니 그 주제가 나왔거든요. 이번 컬렉션 같은 경우도 어떠한 삶에 대해 생각해보며 ‘나 역시 그런 삶이 부럽다’ 라는 느낌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이번 주제도 옛날에 있던 무언가가 현대에 와서는 다른 뜻으로 쓰이는 말인데 그것에 대한 최신 버전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웃음).

Q 그렇다면 이번 쇼를 볼 때 주목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 이 시대의 이들은 이랬겠구나 싶은 느낌? 그런 부분을 생각하면서 보시면 더 좋을 것 같아요.

Q 권문수만의 디자인 철학이 있다면.
▲ 일 순위는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드는 것이에요. 저도 패션쇼를 매번 하지만 사람들이 봤을 때 ‘저런 옷을 누가 입고 다녀?’ 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옷은 만들고 싶지 않거든요. 런웨이에 서는 옷이지만 리얼웨이에서도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들고 싶어요. 제가 만든 옷을 많이 입었으면 좋겠고요.
옷이란게 결국 입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물론 쇼 피스이기 때문에 쇼에 어울리는 옷도 더러 있죠. 하지만 독특한 스타일임에도 일상생활에서 충분히 입을 수 있는 원단으로 만들기 때문에 소화가 아주 어렵다고 생각지는 않아요. 이미 해외 컬렉션에서 소개된 PVC 소재도 지금은 세다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3, 4년 후에는 모두 입고 다닐지도 모르죠.

Q 디자이너로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 해외에서 인정해주고 또 그뿐 만 아니라 국내서도 상 받을 때죠. 하하하. 해외 같은 경우는 제가 연줄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제 브랜드를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사람들이잖아요. 고난과 시련이 있어서 힘들어 할 때도 제가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은 저를 인정해주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제가 있는 분야 안에서 인정 받으면서 일을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이게 내 길이구나’를 알 게 해주죠. 더불어 길거리를 돌아다닐 때 제 옷을 입고 다니는 것을 보면 참 보람차죠. 밀란 컬렉션에서도 당시 쇼에 섰던 외국 모델이 한국에 온 거에요. 세컨 라인의 컬렉션 룩북을 그 친구에게 부탁하고 싶다 생각을 해서 만났더니 제 쇼를 서고 한국 브랜드에 관심이 생겨서 한국에 왔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때에도 보람을 느끼곤 하죠.

Q 창작의 한계에 부딪힐 때는 어떻게 극복하는지.
▲ 제가 좋아하는 디자이너들 쇼도 찾아보고 영화나 TV 같은 것도 많이 봐요. 이번 컬렉션에서도 액세서리 관련해서 어떤 걸 해야 할까 생각하다가 TV 프로그램 보고 영감을 받아서 선보이는 것도 있고요. 어느 한 가지에 꽂혀서 한다기 보다는 일상 속에서 매 순간에 우연히 꽂히는 게 많은 것 같아요. 번뜩하는 아이디어가 있죠. 정말 한계에 부딪힐 때는 친구랑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정말 친한 친구가 같은 분야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디자인적인 고민 뿐 아니라 회사 운영 전반적인 것 까지 고민을 나누죠. 이번 컬렉션을 준비하면서도 초반에 디자인이 매끄럽게 나오지 않아서 고민이 많았거든요. 그 친구가 출장 가기 전에 공항 간다며 연락을 했는데 그때 이야기를 나누다가 또 자극을 받아서 영감을 받았죠.

Q 권문수가 생각하는 문수권의 시그니처는 무얼까.
▲ 컬렉션 라인 같은 경우는 활동성을 좋게 하는 디테일들이나 원색을 잘 쓰는 것 같아요. 그래서 스스로를 원색을 예쁘게 잘 쓸 줄 아는 디자이너라 생각해요. 문수권 세컨 라인 같은 경우도 그런 부분에 맞춰 디테일을 만들었고요.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최근에는 와이드에 꽂혀서 와이드 팬츠가 많아요. 저는 옛날 사람이라 1990년대 감성에 꽂혀 있어요(웃음). 그때 무드가 돌아와서 좋죠.

Q 그렇다면 디자인을 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어딘가.
▲ 디자인 할 때는 디자인과 어울리는 원단에 가장 신경을 써요. 각기 다른 원단을 쓰더라도 컬러를 맞추고요. 디자이너들 마다 디자인을 하는 방식이나 좋아하는 원단이나 컬러가 다 다르잖아요. 저 같은 경우는 제 컬렉션을 보시면 맨 처음 쇼 피스부터 마지막 것까지 모두 컬러가 중구난방이기 보다는 자연스레 흐름을 타고 진행돼요. 또 쇼를 짤 때도 그런 흐름을 중요시 여기고요. 특히 저는 디자인 하기 전에 쓸 원단을 먼저 골라요. 원단을 고를 때도 이번 시즌에 쓰려고 하는 컬러에 맞게 원단을 고르고요. 그래서 가끔은 원하는 색이 없어서 원단을 못 쓰는 경우도 있어요. 그래서 되도록이면 원단을 먼저 찾고 그에 맞춰 디자인을 하죠.

Q 10번의 컬렉션을 선보이며 기억에 남았던 쇼가 있다면.
▲ 아무래도 가장 최근에 한 밀란 컬렉션이 가장 기억에 남죠. 제가 처음으로 디자이너로서 꿈을 꾸면서 목표로 삼은 게 세계 3대 패션 위크에서 쇼를 하는 남성복 디자이너가 되자는 것이었어요. 물론 피렌체에서 울마크 프라이즈를 통해 쇼를 했지만 그건 캡슐 컬렉션이었고 이번에 밀란에서 처음으로 제 브랜드의 풀 컬렉션을 했으니 잊을 수가 없죠.

Q 생각보다 빠르게 꿈이 이뤄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 이르다고 할 수도 있죠. 꿈을 이루는 것에는 기준이 있는 게 아니니까요. 해외 쇼를 안 해도 저보다 훨씬 브랜드를 잘 이끄는 분들도 있기 때문에 어떤 게 성공이고 어떤 게 자리 잡는 것인지는 모르겠어요. 저를 부러워하는 후배 디자이너들도 있지만 저는 저를 본받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절 롤모델로 삼지 말라고 하고 싶어요. 아직 성공적인 결과가 있는 것이 아니고 저 역시도 너무 부족하니까요. 기왕이면 더 잘 하는 사람을 본받으라고 하고 싶어요(웃음). 제가 3대 패션 위크에서 쇼를 진행할 수 있는 재량이 된다면 그때는 롤모델로 삼아도 되지 않을까요. 하하.

Q 권문수가 생각하는 멋이란 무엇일까.
▲ 저는 멋도 공부랑 같은 것 같아요. 멋에 대해 열심히 탐구하고 공부한 사람이 멋을 낼 수 있는 것 같아요. 공부도 타고나서 잘 하는 사람이 있듯 멋도 그렇겠죠. 타고 나는 것도 있겠지만 저는 노력하고 찾아서 입어보는 사람들이 더 멋있다 생각해요. 자기에게 잘 어울리는 것도 알고요. 스키니 팬츠가 유행할 때만 해도 남자들은 안 입었어요. 많이 보여지고 많은 사람들이 입기 시작하니까 붙는 옷을 선호하게 되었고요. 요즘엔 와이드 팬츠를 어색해 하는 분들도 있거든요. 시도를 해봐야 익숙해지는 것 같아요.

Q 그렇다면 본인은 어떤 것 같은가.
▲ 저는 타고난 것도 있고 노력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중학생 때부터는 부모님이 사준 옷 안 입었거든요. 친구랑 이태원에 가서 옷 사러 다니고 듀스가 입었던 퀼팅 조끼 사러 다니고 그랬어요. 하하.

Q 권문수가 디자이너가 되기까지.
▲ 군대에 가서 태어나 처음으로 확실히 이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 전까지 저는 꿈이 없는 사람이었거든요. 제대하기 전에 시간이 많으니까 현실적인 고민을 처음 해 본거죠. 나도 먹고 살 걸 생각해야 하는데 그 전에는 어렸으니 노느라 정신이 없잖아요. 그런데 이제는 군대도 다녀온 상황이고 또 군대에 있으면서 압축된 사회 생활을 해본 거에요. 사회에 나가도 이거보다 힘든 일은 없겠지 싶었어요. 하하. 군대 가서 철이 든 거죠. 그때부터 정말 열심히 살았어요. 군대 제대 하자마자 샌프란시스코로 유학을 갔고요. 제 꿈이 해외 3대 패션 위크에서 쇼를 하는 디자이너가 되자는 거였는데 그러려면 영어를 해야 했죠. 또 한국에서 공부하는 것도 좋지만 큰 물에서 배우고 시작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영어라고는 한마디도 못했지만 정말 열심히 공부해서 나중에는 2학년까지 학점을 올A를 받았어요. 졸업할 때도 졸업 쇼를 하는 학생이었고요. 우리나라는 학생들이 스스로 돈 내고 대부분 졸업 쇼를 하잖아요. 미국은 철저히 잘 하는 학생만 뽑아서 쇼를 하고 비용을 학교에서 대줘요. 잘 하는 사람에게 기회를 주는 거죠.

Q 정말 열심히 살아온 것 같다.
▲ 지금은 이 삶에 너무 찌들어서. 늘 쉴 수는 없고 쳇바퀴처럼 일하며 살아서 때론 너무 놀고 싶어지더라고요. 아마 이번 컬렉션의 콘셉트를 보시면 무릎을 탁 치실 거에요.

Q 다가오는 SS 시즌에 추천할 만한 패션 아이템 있을까.
▲ 제가 좋아하는 와이드 팬츠를 추천하고 싶어요. 문수권 세컨 라인에도 와이드 팬츠가 있거든요. 마른 사람이던 살집이 있는 사람이던 누구나 입을 수 있는 옷이라 생각해요. 트랙 슈트 같은 경우도 작년부터 많이 나오고 있는데 올해도 분명 재미난 것들이 많이 나오지 않을까 하고요.

Q 문수권 컬렉션은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가 좋다. 그 이유가 뭘까.
▲ 제 브랜드에 대해 이미지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저희 쇼에 서는 친구들은 모두 꽃 같은 아이들 혹은 미소년 같은 얼굴이길 바랐어요. 너무 모델 같은 얼굴 보다는 곧 연기를 해도 될 만한 친구들을 세우거든요. 문수권의 옷이랑 잘 어울리기도 하고요. 또 그 친구들이 TV에도 잘 나오고 있어서 더 문수권이란 브랜드가 미소년들과 잘 맞는 것 같아요. 제가 의도 한 건데 그 의도에 맞춰서 가고 있는 것 같아요. 하하. 문수권 쇼를 보면 눈 호강 한다는 말도 해주시고요. 그래서 더욱 그런 분위기의 모델들을 발견 하려 하고 모델 에이전시에 그런 친구들 있나 찾아보기도 하고 그렇죠.

Q 권문수의 뮤즈가 있다면.
▲ 남주혁이죠. 요즘에는 주혁이가 워낙 바빠서 예전처럼 자주 보지는 못하지만 문자로 연락해요. 주혁이는 저희 쇼로 데뷔했잖아요. 요즘 핫한 모델들이 저희 쇼로 데뷔 많이 했죠. 이희수, 남윤수 그리고 장성훈도 그렇고요. 제가 안목이 좋아요(웃음).

Q 그렇다면 최근에는 눈에 띄는 모델들 있던가.
▲ 김상헌이란 친구가 있는데 이 친구 외모가 미소년의 조건을 갖춘 얼굴이에요. 문수권 세컨 룩북도 작년에 같이 찍었고요. 모델 하기 전에도 팬들이 많았다고 하더라고요. 또 수민이라는 친구도 있는데 해외에서 활동하는 모델이에요. 제가 파리에 출장 갔다가 우연히 다른 친구를 만나서 인사를 나눴는데 이 친구가 정말 착하더라고요. 겉모습은 세상에서 제일 세게 생겼는데(웃음). 제가 참 좋게 봐서 이 친구를 YG 케이플러스로 소개도 했어요. 다만 제가 수민이에게 모델로서 정말 좋고 괜찮은데 다만 문수권의 쇼에서 보긴 어려울 것 같다고 했지만요. 하하. 문수권 쇼는 미소년을 많이 세우니까 그와 맞는 외모여야 하잖아요(웃음). 그래도 기회가 된다면 이번 컬렉션은 같이 해보고 싶어요. 정말 괜찮은 모델이거든요.

Q 권문수의 옷이 잘 어울릴 것 같은 연예인 있다면.
▲ 강다니엘이요. 하하. 문수권 세컨 브랜드의 셔츠를 공연할 때 입었는데 정말 잘 어울리더라고요.

Q 친한 연예인 인맥도 있나.
▲ 동갑 친구가 있죠. 오상진이요. 그리고 요즘 핫 한 권현빈도 친해요. 현빈이 같은 경우는 저희 쇼로 데뷔한 친구는 아니지만 모델로서 현빈이를 좋게 봤어요. 그래서 데뷔 시즌부터 저희 쇼를 서게 했죠. 저희 쇼에 많이 서고 저랑 친하게 지내지만 먼저 살갑게 구는 친구가 몇 안 되는데 현빈이는 친하지 않을 때도 먼저 자주 연락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밥도 사 먹이고 그랬죠. YG에 ‘권트윈스’라고 불리는 댄서 친구들이 있어요. 권영득, 권영돈 형제인데 그 친구들이랑 현빈이랑 저랑 서로를 ‘권브라더스’라고 부르면서 모임을 만들었어요. 그래서 그 뒤부터 더 자주 연락하고 끈끈해졌죠. 전에는 현빈이가 저를 선생님이라고 불렀는데 지금은 형이라고 하죠.

Q 독특한 조합인 것 같다.
▲ 그렇게 모임을 하면서 그때 처음으로 현빈이가 남자판 ‘프로듀스 101’에 나갈 거라고 했어요. ‘프로듀스 101’ 남자 버전이 나오는 줄 몰랐다가 현빈이가 나간다고 하니 그제야 알았죠. 무조건 나가라고 했어요. 출연하기 전에 저희 옷도 챙겨줬고요(웃음).

Q 디자이너로서 권문수의 일상도 궁금하다.
▲ 늘 사무실에서 일만 해요. 틈틈이 시간 나면 위닝하러 가기도 하고 날 풀리면 등산도 가고 그렇게 지내죠.

Q 여행도 좋아하는 편인지.
▲ 좋아하고 싶죠. 가본 적이 많이 없어요. 억지로라도 가고 싶은데 늘 바빠서 시간이 여의치 않죠. 계획을 세워서 뭘 하질 못해요. 계획을 세워도 갑자기 일이 생기거든요. 그래서 작년부터는 아예 일정을 정해놓고 다른 게 들어와도 하지 말자, 신경 쓰지 말자 그렇게 하려고 하고 있죠. 그래도 일을 손에서 놓을 수는 없지만요.

Q 디자이너다 보니 이성을 만날 때도 스타일에 민감한 편인가.
▲ 저는 어떤 스타일의 옷을 입는 여자가 좋다고 여기는 것은 없지만 본인에게 어울리는 것을 스타일링 하는 사람이 좋아요. 자기 스타일을 알고 자기에게 어울리는 것을 잘 아는 사람은 멋을 아는 사람이잖아요. 센스 있는 사람이 좋죠.

Q 문수권 세컨(MSKN 2ND) 잘 자리 잡았다고 느끼고 있는지.
▲ 아뇨. 아직 멀었습니다. 2년 밖에 안돼서(웃음). 제가 원하는 것은 문수권 세컨의 옷이 가로수길이나 홍대 같이 핫한 곳뿐 만 아니라 일반 동네에서도 보이면 좋겠어요. 그게 대중적으로 사랑 받는 다는 증거잖아요. 동네에서도 문수권 세컨의 옷을 멋스럽게 입고 다니는 분들을 볼 수 있길 바라요.

Q 올해 문수권이 나아갈 길에 대해 듣고 싶다.
▲ 쇼를 통해서는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나 메시지를 새로운 모습을 통해 옷으로 보여드릴 것 같고 세컨 라인을 열심히 전개해서 어디서나 볼 수 있고 누구나 입고 싶은 옷이 되도록 만들고 싶어요.
당장은 서울 패션 위크 준비를 잘 해야 하고요. 그 외에는 세컨 라인의 대중적인 활성화가 올해의 큰 목표예요.

디자이너 권문수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AAU(Academy of Art University)에서 남성복을 전공했다. 그 후 ‘톰 브라운’, ‘헬무트 랭’, ‘로버트 갤러’ 등 주요 남성복 디자이너 브랜드의 인턴으로 경력을 쌓았다. ‘버클러’의 정식 디자이너로 근무한 후 2011년 자신의 레이블인 ‘문수권(MUNSOO KWON)’을 론칭했다. 2012 FW 뉴욕과 라스베이거스 캡슐쇼를 통해 데뷔한 권문수는 서울 패션 위크 제너레이션 넥스트에 3번의 쇼를 전개한 후 2015 SS 서울 패션 위크를 통해 국내 데뷔 했다. 이후 꾸준히 컬렉션을 전개했고 2015년 열린 울마크 프라이즈 아시아 지역 대회 남성복 부문에서 수상의 영광을 거머쥐기도 했다. 2016년에는 세컨드 레이블인 문수권 세컨을 론칭했고 2017년에는 아르마니에서 주최한 신진 작가 지원 프로그램에 채택되어 밀란 컬렉션에 진출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2018 FW 서울 패션 위크를 준비 중이다.

박승현 hyunn@ / 사진 장경호 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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