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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4 WED
 
크러쉬 “앞으로도 재미있는 음악으로 찾아올 것” [화보&인터뷰]

2018년 한해동안 크러쉬는 끊임없이 바빴다. 두 개의 싱글과 1개의 EP도 모자라 컬래버레이션 앨범을 냈고, 다양한 방송 출연으로 대중에게 얼굴을 비추는 것도 잊지 않았다. 최근엔 새 싱글 ‘넌 (none)’을 발표하며 이별한 연인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쓸쓸한 가을에 어울리는 노래를 낸 크러쉬는 “슬픈 노래와는 안 어울리지만 저는 요즘 정말 행복해요”라는 말로 일상을 정리한다. 그의 ‘지금’을 샅샅이 들여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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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항상 바빠 보인다. 어떻게 지내고 있나.
▲ 요즘 유독 더 바쁜 거 같아요. 행사 철이라 공연도 많이 다녔고, 방송도 출연했고, 17일엔 새 싱글도 냈어요. 많이 들어주셨으면 좋겠는데(웃음). 그리고 11월에 있을 단독 콘서트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요.

Q 미국과 유럽 투어도 한다고 들었다.
▲ 맞아요. 미국은 7개 도시, 유럽은 베를린, 런던, 파리 투어를 하게 되었어요. 2주 안에 모든 것을 다 해야 하는 스케줄이라 조금 걱정이지만 열심히 해야죠.

Q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도 매니저와 함께 출연했다.
▲ 제가 매니저에게 함께 출연해달라고 부탁했어요. 앨범도 나왔고 콘서트도 곧 있으니까, 혹시 절 잊어버리셨을 대중에게 다시 인사하고 싶었거든요. 제가 평소엔 어떤 식으로 살고 있는지, 실제 모습은 어떠한지 보여주고 싶었어요.

Q 방송을 보니 매니저와 굉장히 돈독해 보이더라. 4년 넘게 함께 일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 매니저와 동갑내기라 금방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매니저의 인품 덕이죠. 단순히 일로만 만나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를 생각하고 의지하는 친구가 되어준 게 오래 일하게 된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어요. 기쁠 땐 함께 기뻐하고, 힘들 땐 의지해가면서 서로 존중하는 사이가 되었거든요. 가끔 너무 힘들면 부둥켜안고 울기도 해요.

Q 방송 후 매니저의 아버지가 아들이 최고라고 처음으로 인정해줬다고 들었다.
▲ 말은 안 했지만 매니저가 굉장히 기뻤던 것 같아요. 본인 SNS에 아버지와의 메신저 대화를 캡처해 올렸거든요. 아버지가 인정해주신 것 같아서 저도 굉장히 뿌듯했고, 아버지께도 감사했어요. 그런데 매니저는 방송 1, 2화 모두 부끄럽다고 모니터링을 안 했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방송 보면서 스스로 감동도 받았거든요(웃음). 매니저가 부산이 고향인데 현지 핫플레이스를 다 데리고 다니며 추억 얘기를 많이 해 줬는데 그 부분이 안 나와서 조금 아쉽긴 했지만요.

Q 비 맞던 오픈카에서 듣던 노래들이 좋아 보였다. 요즘 관심 있게 듣는 노래는 뭔가.
▲ 되게 다양한 음악들을 많이 들어요. 변함없이 1970~1980년대 소울 음악을 즐겨 듣고요. 바비 콜드웰이나 드바지같은 옛날 가수들이요! 특히 루이스 콜은 끝내줘요. 요즘 그들의 음악을 들으면서 많은 영감을 받고 있고, 그것들이 나중에 나올 음악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싶어요.

Q 최근엔 시티팝도 듣는다고 들었다.
▲ 입문한 지 얼마 안 됐는데 정말 좋더라고요. 너무 유명하지만 야마시타 타츠로의 노래를 좋아하고, 오타키 에이치, 오누키 타에코의 앨범은 LP로 찾아 듣고 있어요. 옛날 노래라 스트리밍 사이트에 없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다음 앨범은 시티팝으로 준비해 볼까 해요. 내년엔 더욱 재미있는 걸 많이 할 예정이에요. 준비하는 것도 있고, 기대 많이 해주세요!

Q 벌써 기대된다. 이렇게 생각이 떠오르면 바로 작업을 시작하는 편인가.
▲ 맞아요. 이렇게 정신없이 스케줄 하는 와중에도 많은 곡을 스케치하고 있거든요. 예전에는 피곤하면 하루가 끝이 났는데, 요즘에는 ‘피곤함’ 자체를 음악에 담으려고 하는 것 같아요. 이렇게 작업을 하다 보면 피곤함이 해소가 되기도 하고. 오늘도 날씨가 좋아서인지 나른해지고 금세 피곤해지는데 작업하기 딱 좋은 날인 것 같아요.

Q 지난달에 나온 썸데프의 노래도 이런 식으로 갑자기 작업을 했던 건가.
▲ 썸데프 형이 먼저 연락을 줬어요. 트랙을 들어봤는데 너무 좋은 거예요. 듣자마자 냉큼 ‘오케이’했죠. ‘미끌미끌’이라는 제목과 가사는 제가 가이드 녹음을 할 때 외계어로 이것저것 의성어로 불러보다가 “어? 미끌미끌 어때요?”라고 제안하게 됐고, 모두가 좋다고 해 줘서 갑자기 탄생했어요. 게다가 뮤직비디오는 너무 좋아하는 GDW 김성욱 감독님이 맡아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게 됐죠.

Q ‘wonderlost’는 마음대로 했던 앨범 같아 보였다.
▲ 하고싶은걸 마음껏 했죠. 항상 내는 앨범마다 다 애착이 가지만 ‘wonderlost’는 더 특별했어요. 혹시 못 들어보셨다면, 타이틀곡 ‘Cereal(Feat. ZICO)’ 말고 ‘뭐가 보여(Close Your Eyes) (Feat. Hoody)’를 꼭 들어봐달라고 말하고 싶어요. 이 노래 가사는 굉장히 옛날에 썼던 건데 자전적인 얘길 많이 썼거든요. 내가 어떤 일을 해 왔었고 어떤 삶을 살았는지에 대해 눈을 감고 생각을 해 보다 나온 노래기도 하고요. ‘현실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냐, 너의 삶을 소중하게 대해 줘, 네 안에 널 믿어봐’ 등의 가사를 통해 힘든 시절 스스로를 위로하며 작업했어요. 저뿐만 아니라 이 노래를 듣는 모두에게도 위로가 되어주고 싶었던 것 같아요.

Q 신곡 ‘넌 (none)’을 소개하자면.
▲ 이 노래는 사실 5월에 나왔던 ‘잊을만하면’과 같이 만들어 둔 곡이에요. 앨범을 작업하고 조금 묵혀두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이 노래는 이제야 다 익었다고 생각이 되어서 10월에 내게 됐어요. 계속 수정을 하다 열매를 맺었고, 이제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된거죠. 제목인 ‘넌 (none)’은 중의적인 의미를 담았는데, ‘넌’이라는 한글과 ‘none’이라는 영어의 ‘공백, 없음, 공허함’ 등을 함께 담았어요. 이별 후 지금 내 곁엔 상대방이 없어서 동시에 내 마음마저 사라질 것 같은 마음을요. 저는 원래 편곡에 힘을 많이 쏟는 편인데 이번엔 공허함을 표현하기 위해 기타랑 피아노, 드럼밖에 쓰지 않았어요. 철저하게 멜로디와 가사로만 마음을 전달해보자 싶었거든요. 지금 이 계절과 날씨에 딱 맞지 않을까 싶어요. 아! 하나 더 하자면 해 질 녘과 새벽녘 그사이에 들으시면 더 좋을 것 같아요.

Q 그 덕인지 이번 노래 엄청 슬프더라. 유독 이별곡을 잘 쓰는 것 같은데 경험으로부터 나오는 걸까.
▲ 아무래도 경험에서 나오는 것이 많지 않을까 싶어요. 저는 인위적이거나 꾸며서 가사를 쓰는 걸 원래도 좋아하지 않아서 경험을 토대로 본능적으로 가사를 쓰곤 하거든요. 저에게 누군가 ‘이별’이 어떤 것인지 묻는다면 ‘넌 (none)’의 가사처럼 생각하면 심장이 뜨겁고, 속절없이 심장이 빼앗긴 느낌이라고 대답할 것 같아요. 꿈에서마저 심장이 뛰고 생각하면 사무치는 그런 이별이요. 사랑 할 땐 마냥 행복한데 사랑하는 와중에도 이별을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이 연인 사이가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어요. 이별에 관해 얘기하느라 이렇게 말했지만 요즘은 엄청 행복해요.

Q 행복한 이유는 1분 만에 매진된 콘서트 티켓 때문인가.
▲ 그것도 영향이 없지 않을 것 같아요. 사실 매진을 예상하지 못했어요. 2016년에 비해 규모가 2배 이상 커졌거든요. 걱정이 너무 돼서 사돈의 팔촌까지 다 얘기해뒀어요. 11월에 크러쉬 콘서트 있는데 와달라고. 매진이 안 되면 제가 표를 다 사서 나눠주려고요(웃음).

Q 2016년에 콘서트 당시 ‘다음엔 올림픽홀에서 만나요!’라는 말을 했는데 실화가 됐다.
▲ 스텝 바이 스텝이라고 생각해요. 좋은 방향으로 흘러온 거죠. 다음엔 ‘핸드볼 경기장’에서 하고 싶어요. 사실 이번에 ‘핸드볼 경기장에서 했어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는데 감사하죠. 하지만 마음가짐은 합정동의 작은 콘서트홀에서 처음 공연을 했을 때와 달라진 건 없어요. 매번 열정적으로 준비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뒤에서 같이 공연을 만들어나가는 사람의 도움 덕에 이렇게 매번 성황리에 준비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해요. 예전과 지금이 조금 달라진 것이 있다면 콘서트 내에서 스토리텔링을 조금 더 많이 하고 싶다는 것, 딱 그 정도일 것 같아요.

Q 어떤 스토리텔링인가.
▲ 비밀이에요. 하하. 예를 들면 제가 항상 빈티지한 음악을 좋아해서 찾아 듣곤 하는데 혼자 듣지 않고 그걸 팬들과 공유하고 싶은 거죠. 제가 생각하는 아날로그의 음악은 이렇고, 디지털한 음악은 이렇고, 재지(Jazzy)한 음악은 이렇다는 걸요. 그리고 공연을 한 번도 하지 않은 노래도 해 볼 예정이고 깜짝 선물도 있을 거예요. 함께 호흡하며 만들어 갈 예정이니 이 또한 많이 기대해주세요.

Q 콘서트마다 눈물을 흘리기로 유명한데 이번 콘서트에선 안 울 자신 있나.
▲ 두말하면 잔소리죠. 절대 안 울 거예요.

Q 원더러스트 시리즈에 관해서도 묻고 싶다.
▲ 원더러스트는 3부작으로 준비했어요. 2016년에 나온 ‘wonderlust’, 지난 여름에 나온 ‘wonderlost’, 그리고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또 하나의 wonder. 마지막은 어떤 방식으로 보여드릴지 고민 중이에요. 정규 앨범으로 나올 수도 있고, 그냥 EP 단위로 나올 수도 있고요. 그래도 한 가지 말씀드릴 수 있는 건 곡은 이미 다 준비되어 있다는 것이에요. 거기에 더해 밴드 원더러스트와의 작업도 끊임없이 하고 있어서 내년 안에는 이 대장정을 마무리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Q 마지막으로 인간 신효섭일 때와 뮤지션 크러쉬일 때의 차이가 궁금하다.
▲ 크게 다르지 않아요. 처음에는 완벽히 분리돼 있었다고 생각하면 지금은 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 얘기하고 싶은 것을 가사로 써내고 있으니까요. 대신 크러쉬가 신효섭을 잡아먹지 않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죠. 가끔은 제가 내는 음악이 대중이 원하는 것과 다를 때도 있겠지만 다양한 음악들이 아직 많이 준비되어 있으니 매번 재미있게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에디터 최아름 인터뷰 최아름 포토그래퍼 고원태 스타일리스트 박지연 박상욱 헤어, 메이크업 한주영(black_lip)

문의 ikoes.tume 010-2443-6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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