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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7 THU
 
유태오 “배우라는 꿈을 꾸게 된 것은 내 운명” [스타@스타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tvN ‘아스달 연대기’ 첫 회. 호평과 혹평이 엇갈린 와중에도 “저 배우 누구야?”라며 단박에 눈길을 잡아끈 남자가 있었으니 라가즈 역의 유태오(38)였다. 푸른색 피를 칠갑한 야성미 넘치는 몸매와 쇠도 녹일 만큼 강렬한 호랑이 눈빛으로 까다로운 시청자들의 마음을 붙잡은 유태오는 영화 ‘레토’에서 한국계 러시아인 록뮤지션 빅토르 최를 연기하며 지난해 칸의 레드카펫을 밟았다. 독일 태생 한국인으로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세계 각지에서 영화를 찍으며 이력을 쌓았고 한국에서는 2008년 ‘여배우들’에서 단역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영화 ‘레토’는 배우 이력을 도드라지게 만들어줬고, ‘아스달 연대기’의 전사 라가즈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자신만이 가진 연기를 향한 신념으로 독일 태생 한국인 배우라는 독특한 포지션을 각인 시키겠다는 유태오. 투박하지만 솔직한 그의 연기 철학이 더욱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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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tvN ‘아스달 연대기’ 속 열연으로 유태오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이 커졌다.
▲ 우선 시청자들께 정말 감사해요. 열심히 준비를 했기 때문에 잘 나와야 하고 또 잘 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물론 긴 무명 배우 생활을 한 터라 시청자들이 관심 있게 봐주셔도 그 사랑에 자만하지는 않아요. 그저 제 연기를 돌아보며 좋았던 부분, 부족한 부분을 다시 생각할 뿐이죠
.
Q 야성적인 모습의 전사, 라가즈란 역할을 통해 강렬한 인상을 줬다.
▲ 뇌안탈 족은 호랑이를 연상시키는 전사의 모습이 있잖아요. 그래서 호랑이와 사자가 나오는 다큐멘터리를 많이 봤어요. 그리고 액션을 준비할 때는 영화 ‘라이온킹’에 나오는 사자들의 싸움 장면을 보면서 해석하고 몸에 익히려고 했어요.

Q 드라마 초반 짧은 출연만으로 라가즈가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 남성의 섹시함은 상대방을 지켜줄 수 있는 야성미와 동시에 섬세한 감수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생각했어요. 그런 부분이 느껴지도록 표현하려 했죠. 숲 속에서 각자 흩어져 사는 뇌안탈 족을 생각해보면서 고독함과 외로움 안에서 나오는 진정성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고요. ‘외로움, 고독함, 한’이라는 감정을 결합하면서 연기를 준비했어요. 그러다 보니 시청자들이 라가즈 역할에 공감도 하고 애정도 주신 것 같아요.

Q 라가즈의 죽음에 아쉬워하며 추자현과의 러브신 서사를 기대한 시청자들도 있었다.
▲ 궁금해 할 만큼의 반응이 나왔다는 건 배우에게 최고의 칭찬이죠. 정말 감사해요.

Q 국내에서 첫 작품을 마친 소감도 남다르겠다.
▲ 자부심도 생기고 또 올해가 더 기대되요. 연기자로서 커리어를 쌓아 가는 시기에 있으니까요. 칸 영화제 이후에 러브콜도 받았고 이미 많은 작품을 찍어 놓았어요. 또 올해 하반기에도 최대한 다작을 하고 싶고요. 그런 면에서 기대가 크고, 또 앞으로는 라가즈 역할 외에도 다양한 캐릭터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서 설레요.

Q 독일 태생이라 한국어 연기가 힘들었을 것 같다.
▲ 파독 광부인 아버지와 한국인 간호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자라 정서적으로는 낯설지 않았어요. 방학 때는 한국에도 자주 왔고요. 물론 말과 문법의 표현이 어려워서 고생을 했고, 발음과 억양 때문에 공부도 정말 많이 했죠. 그래도 그 모든 시간이 한국인 유태오로서 정체성을 찾을 수 있던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Q 왜 배우를 꿈꿨는지.
▲ 전 노동층의 환경에서 자랐어요. 그래서 그 안에서 접근할 수 있던 문화가 다양하지 않았죠. 농구가 좋아서 체육 대학에 진학을 하려고 했는데, 본격적으로 공부를 하기 전에 1년 정도 여행을 하고 싶어 무작정 뉴욕으로 갔죠. 평소에 좋아하는 배우들의 연기 선생님이 계신 학교가 뉴욕에 있더라고요. 그래서 한번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처음에는 정말 호기심이었죠. 수업을 들으면서 연기를 해보니 운동할 때 코트 위에서 느꼈던 만족감과 행복함이 무대 위에서 똑같이 느껴지더라고요. 연기는 운동과 달리 제 감수성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범위가 넓었고요. 제가 운동보다 연기를 더 원하고 있다는 걸 알았어요. 처음에는 3개월만 배우고 그만두려 했는데 이렇게 연기를 계속 하고 있네요. 배우라는 꿈을 꾸게 된 건 운명 같기도 해요.

Q 한국에서 배우를 하고 싶었던 특별한 계기가 있나.
▲ 방학 때 한국을 자주 왔었어요. 대다수의 교포 친구들과는 달리 저는 평소에도 멜랑꼴리하고 외로운 감수성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때 당시에 좋아했던 영화들이 다 한국 멜로 영화들이었거든요. 방학마다 한국에 와서 보던 영화가 ‘8월의 크리스마스’, ‘편지’, ‘접속’ 이런 작품들이었어요. 그때부터 한국 특유의 감수성에 빠지게 된 거죠. 그리고 제가 미국에서 연기를 시작했을 당시에는 미국에서 다양한 인종을 캐스팅하는 개념이 크지 않았어요. 동양인 배우가 할 수 있는 틀에 박힌 역할만을 하던 찰나에 2008년 뉴욕 아시아 영화제에서 이재용 감독님과 친분이 생겨 ‘여배우들’에 캐스팅 되면서 한국에서 연기를 시작하게 됐죠.

Q 운동 선수에서 연기자로서의 전향, 일생일대의 꿈을 만나게 되면 전율이 느껴질 것 같다.
▲ 맞아요. 초반엔 농구에 관한 미련을 오랫동안 못 버려서 고생도 했어요. 제 꿈이 원래 한국인 최초로 NBA 선수가 되는 거였거든요. 이제는 한국 배우로서 최초로 아카데미상을 타는 게 제 목표예요.

Q 유태오 하면 영화 ‘레토’를 빼놓을 수가 없다. ‘레토’를 통해 받았던 인상이 깊었던 반응도 있었나.
▲ 제가 느낀 제일 고마웠던 반응은 러시아 관객들이 고맙다는 얘기를 했을 때예요. 빅토르 최라는 뮤지션에 대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록커로서 어느 정도 알고는 있지만 자세히 알지는 못해요. 러시아에서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었거든요. 빅토르 최를 연기하는 것 외에도 러시아 내의 정치적인 문제로 여러 가지 변수와 압박이 있어서 고생이 많았어요. 그런 와중에 러시아 관객들의 고마움을 느끼게 되니까 너무도 감사했고 또 성과까지 좋아서 다행이었죠.

Q 러시아어라는 낯선 언어로 연기를 한다는 것도 참 힘들었겠다.
▲ 정말 힘들었죠. 단순히 연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니고 언어도 배웠어야 했으니까, 남들 앞에서 저의 감수성을 있는 그대로 보여줘야 했거든요. 홀로 해내야 하는 상황이어서 많이 힘들었어요. 그래도 최대한 저를 편하게 해주려고 했던 제작사에 고마웠어요.

Q 정치적인 이유로 생긴 감독의 가택 구금과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연기에 집중 할 수 있었던 것은 열정 때문이었나.
▲ 열정도 있었고 제 나름대로의 철학도 있는 것 같아요. 연기자는 연출가의 악기라고 생각해요. 연출을 하는 사람은 극을 구성하고 이끌어 가는 사람이고 연기자는 그 안에서 연출가가 원하는 연기를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니 제가 맡은 배역이 있고 감독님이 원하는 연기가 있다면 저는 거기에 집중해서 충실하는 것이 제 맡은 바를 다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Q 실제 인물을 연기해야 하는 부담감은 없었나.
▲ 엄청났죠. 왜냐면 빅토르 최는 외적으로 저보다 훨씬 더 큰 사람이었었고, 그리고 그 역할을 잘 보여주기 위해선 러시아인들이 가진 긍정적이면서도 잔잔한 멋을 몸으로 표현해야 했으니까요. 연기 선생님, 스피치 선생님 그리고 몸 쓰는 연기를 따로 공부하도록 도와주는 선생님까지 붙었어요. 그래서 부담도 컸죠. 물론 실제 인물이라고 중요함이 더 크거나 더 적거나 그런 건 없어요. 배역에 임할 때는 항상 똑같이 힘들어요.

Q 유태오가 꼽은 ‘레토’의 명장면은.
▲ 저는 마지막 장면이 제일 좋았어요. 평소에도 여운이 남는 장면을 좋아하거든요. 물론 활기차고 액션있는 장면들도 좋지만, 러시아 관객들도 대부분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가장 많이 울더라고요.

Q 차기작에 대한 기대도 크다.
▲ ‘아스달 연대기’에 이어 대작으로 주목받고 있는 ‘배가본드’에도 출연해요. 감사하게도 좋은 기회를 주셔 굵직한 작품들에 연이어 출연할 수 있었어요. 영화 ‘버티고’,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모두 촬영을 마쳤고 지금은 ‘초콜릿’외에도 영화 ‘담보’, ‘블랙머니’ 등 다양한 작품을 준비하고 있어요. 각 작품들의 캐릭터가 모두 달라 저 역시 기대가 커요.

Q 앞으로 어떤 연기를 하고 싶나.
▲ 딱 정해둔 건 없는 것 같아요. 최대한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이고 싶어요. 그리고 연기 폭이 남다르고 넓은 배우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요. 아직은 독일 태생 한국인 배우라는 포지션이 확실히 정해져 있지 않잖아요. 제가 그 포지션을 보여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진행 임미애 인터뷰 박승현 포토그래퍼 이경진 스타일리스트 정혜진 헤어 김성찬(김활란뮤제네프) 메이크업 서민주(김활란뮤제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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