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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6 TUE
 
유재석, 이효리, 김신영! ‘본캐’와 ‘부캐’ 사이[스타@스캔]

요즘 가장 핫한 키워드는 ‘부캐’다. 결혼식장에서 신부가 던지는 부케(Bouquet) 아니다. ‘부캐’란 게임에서 사용되던 용어로, 본래의 모습 외 새롭게 만든 부(副) 캐릭터를 뜻한다. 최근 연예계는 ‘부캐릭터 놀이’에 한창이다. 기존 정형화된 이미지를 탈피하고 새로운 자아로 변신을 꾀하는 스타들이 늘고 있는 것. 대중들 역시 ‘본캐’를 알면서도 속아 주는 ‘짜고 치는 놀이’에 푹 빠졌다. ‘부캐’ 전성시대가 활짝 열렸다. 대한민국을 ‘부캐’ 열풍 속으로 빠뜨린 주역 5인을 소개한다.


유재석 VS 유산슬 _ MBC ‘무한도전’ 종영 후 한동안 국민 MC 유재석의 위기론이 돌았다. JTBC ‘요즘애들’, SBS ‘미추리’ 등의 예능 시청률이 기대에 못 미치자 ‘유재석의 시대는 끝난 것 아니냐’는 물음표가 곳곳에서 떠돌았다. 그러나 섣부른 판단은 금물. 그의 30년 내공이 쉬이 무너질 리 없다. 오히려 그는 MBC ‘놀면 뭐하니?’라는 새로운 날개를 달고 ‘부캐 놀이’를 주류로 이끌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유느님’으로 불리는 그라면 위기를 기회로 바꾸리라 예상했지만, 스스로 ‘콘텐츠’가 되어 돌아올 줄은 몰랐다. 첫 도전이었던 유고스타부터 유산슬, 유두래곤, 지미유 등 현재까지 그가 해낸 부캐 생성 프로젝트는 일곱 건. 특히 신인가수 유산슬은 SBS, KBS 등의 방송사에 출연하며 지상파 대통합을 이뤄냈고, 데뷔 100일 만에 ‘2019 MBC 방송연예대상’ 신인상까지 거머줬다. 혼성 그룹 싹쓰리 멤버 유두래곤은 또 어떤가. 그는 ‘톱100귀’ 능력을 살려 싹쓰리의 활동을 이끌었고, 결국 그룹명처럼 방송과 가요계를 싹 쓸어버렸다. 최근엔 연예 기획사 대표 지미유로 변신해 시청자들의 배꼽을 접수 중이다. 그의 이름 앞에 ‘노력형 천재’라는 수식어가 괜히 붙는 게 아니다. 끊임없이 발전하는 유재석의 전성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매드클라운 VS 마미손 _ ‘부캐 놀이’가 유행하기도 전인 2018년, 한 남자가 얼굴에 복면을 쓰고 힙합 오디션에 참가했다. 개성 강한 힙합인들 다 나온다는 Mnet ‘쇼미더머니 777’에서도 남자의 존재감은 압도적이었다. 고무장갑을 떠올리게 하는 핫핑크 복면을 쓰고 무대를 발칵 뒤집어놓은 그의 이름은 신인 래퍼 마미손. 경연에 올라 프로페셔널한 랩 실력을 선보였으나 가사 실수로 곡이 끝나기도 전 무대 밑 불구덩이에 떨어졌다. 예선 탈락이었다. 그런데 웬걸, 탈락 이후 마미손에게 더욱 뜨거운 관심이 쏠렸다. 귀에 때려 박는 날카로운 발성과 유니크한 목소리, 가사 실수하는 모습까지. 복면을 제외한 모든 것이 래퍼 매드클라운과 판박이였기 때문. 힙합 팬들은 그가 누군지 단박 알아챘지만, 정체불명 아닌 정체‘분’명 콘셉트가 오히려 흥미를 유발했다. 그를 향한 대중들의 관심은 갈수록 거세졌다. 마미손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웃픈 비극적 상황을 역이용했다. 예선 탈락의 심정을 담은 ‘소년점프’라는 곡을 발표했고, 음원은 ‘대박’을 쳤다. 해당 곡의 뮤직비디오 조회수는 4200만 뷰를 넘겼고, ‘2018 MAMA’에 올라 무대를 꾸미는 영광도 누렸다. 모든 것이 그의 ‘빅피처’였다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소년점프’ 후렴구 가사가 현실이 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OK 마미손, 계획대로 되고 있어”

김신영 VS 김다비 _ TV를 틀었더니 이상한(?) 캐릭터가 시선을 끈다. 분명 낯익은 얼굴인데 자신을 “김신영 둘째 이모, 김다비”라고 소개한다. 어딘가 수상한 이 신인 트로트 가수는 남들 다 노는 5월 1일 근로자의 날 데뷔를 알리며 우리 곁에 나타났다. 나이는 77세, 자칭 타칭 ‘초동안’ 미모를 자랑한다. 시뻘건 등산복에 오드리 헵번급 풍성한 올림머리, 찰진 경상도 사투리까지. 존재감이 압도적이다. 출연하는 방송마다 “김신영 닮았다”는 질문이 쏟아지는데, 극구 부인하며 딱 잡아떼는 모습 역시 꿀잼이다. 캐릭터 설정이 꽤 구체적이라 대중들도 홀린 듯 속아 주는 분위기. 압권은 앞니에 묻은 빨간 루즈다. TV 나온다고 신바람 나서 루즈를 너무 ‘씨게’ 발랐기 때문이란다. 보기만 해도 웃음 빵빵 터지는 겉모습과 달리 트로트 가수 김다비, 의외로 실력파다. “입 닫고 지갑 한 번 열어주라. 주라 주라 주라 휴가 좀 주라. 가족 같은 회사 내 가족은 집에 있어요…” 4박 킥 리듬에 간드러지는 음색, 직장인들의 고충과 애환, 바람을 담은 가사까지. 그의 데뷔 싱글 ‘주라주라’는 음원이 발매되자마자 트로트 차트 1위를 차지하며 리스너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광고계도 점령했다. 최근 화장품 광고와 국가 사업 홍보는 물론 햄버거 CF까지 찍었다. ‘본캐’ 김신영이 섭섭할 만큼 화려한 다비 이모의 꽃길 행보다.

신봉선 VS 캡사이신 _ 김다비보다 더 자극적인 매운맛 캐릭터가 등장했다. 개그우먼 신봉선이 최근 ‘캡사이신’이란 이름의 발라드 가수로 데뷔를 알린 것. 캡사이신은 루마니아 출신 뱀파이어 가수다. 나이는 400살. 한국에 온 지는 375년 됐다. 그가 음악계에 발을 들이게 된 계기는 둘째 이모 김다비의 추천을 통해서다. 데뷔 싱글 프로듀싱에 천재 프로듀서 K.S.Y(김신영)이 참여, 최근 싱글 1집 ‘매운 사랑’으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우산을 연상시키는 빅 사이즈 챙 모자에 3m에 달하는 드레스, 붉은 장갑까지. 파격 비주얼의 캡사이신은 데뷔와 동시에 음악 방송을 뒤집어놓으셨다. 데뷔 싱글곡인 ‘매운 사랑’ 역시 센세이션 그 자체다. 애절한 미디엄 템포에 이별의 감정을 “맵다”라는 형용적 표현으로 담아낸 가사, 호소력 짙은 고춧빛 음색. 노래를 접한 리스너들은 캡사이신의 매운맛에 제대로 중독돼버렸다. 노래 실력 못지않게 예능감도 뛰어나다. 매혹적이고 우아한 말투에서 한 번씩 신봉선의 강한 사투리가 툭툭 튀어나오는 게 웃음 포인트. 어딘가 어설픈 캐릭터 설정에 “모자(Cap) 사이에 신봉선이 있어서 ‘캡사이신’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그는 “신봉선 씨 잘 모른다. 같은 회사 선배님이지만 직접 본 적은 없다”라고 해명해 대중들을 폭소케 했다. 본 정체를 밝히는 건 그리 중요치 않다. 캡사이신이 전하는 매운맛을 즐기면 그만이다.

이효리 VS 린다G _ 이효리가 MBC ‘놀면 뭐하니?’에서 ‘부캐 놀이’에 동참한다 했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다. 본래 이미지가 워낙 강해 과연 ‘본캐’ 이효리를 능가하는 ‘부캐’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기 때문. 괜한 걱정이었다. 이효리는 이효리였다. 그는 독보적인 ‘부캐’를 통해 또 한번 화려한 전성기를 맞이했다. 이효리가 선택한 첫 번째 부캐는 린다G. ‘내가 나타나면 모두 지린다’는 뜻에서 나온 예명이며, 미국 전역에 미용실 프랜차이즈를 가진 부유한 교포 설정을 지닌 캐릭터다. 린다G는 비룡(비), 유두래곤(유재석)과 함께 그룹 싹쓰리(SSAK3)를 결성했는데, 셋 중에서도 이효리는 단연 비주얼 센터이자 인기의 중심이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가 착용한 모든 패션 아이템이 화제를 모았고, 방송에서 잠깐 불렀던 블루의 ‘다운타운 베이비’는 순식간에 역주행이 시작돼 음원차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최근엔 싹쓰리 프로젝트를 마친 후 ‘천옥’이라는 또 다른 부캐로 또 한 번 막강한 영향력을 떨치고 있다. 카카오TV 예능 ‘페이스아이디’에서는 요가에 심취한 전도사 ‘아난다’라는 캐릭터를 만들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본캐’와 ‘부캐’의 경계없이 솔직담백한 매력을 선보이고 있는 이효리. 그가 예능과 가요계에 불러 일으킨 ‘이효리 효과’는 당분간 식지 않을 기세다.


에디터 황연도

사진 MBC ‘놀면 뭐하니?’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마미손 ‘소년점프’, ‘BONG BONG (봉봉)’ 뮤직비디오 캡처, 미디어랩 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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